화려했던 젊은 날의 초상
나는 치전원출신이라 치전원 입학 전에 4년간 일반 학부과정을 다녔었는데 내가 나온 학교는 대전의 한 공대였다. 원래 한참 꾸미고 다닐 나이인데다 당시 학교의 분위기상 자유롭고 독특한 복장을 한 학생들이 많았는데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 당시 나의 외모에 대해 회고해보자면, 일단 머리는 어깨 밑까지 내려오게 장발로 길렀었고(참고로 필자는 남자임) 기본 노란색 염색에 당시 영화 ‘동감’의 유지태가 유행시킨 카키색 염색도 곧잘 하고 다녔었다. 그리고 목걸이는 물론이거니와 반지도 손가락 마다 다 끼우고 다녔고, 귀를 뚫기는 아플 거 같아 ‘귀찌’라고 하는 귀에 찝는 귀걸이도 한 귀에 2~3개씩 양쪽 귀 모두 끼우고 다녔었다. 또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지만 마치 소의 코뚜레처럼 코찌를 코에도 끼우고 다녔다. 이렇듯 화려하게 치장하고 다니던 나에게 이 모든 패션이 잘못 되었단 걸 깨닫게 해준 사건이 있었다. 공대의 특성상 남녀비율로 봤을 때 여학생의 수가 남학생에 비해 많이 적었는데 내가 나온 학교도 솔로인 남학생들이 학교 도처에 널리고 널렸었다.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어느 봄날 오후, 그 날도 귀걸이, 코걸이, 목걸이 등 몸에 붙일 수 있는 쇠붙이란 쇠붙이
- 강병현 대구지부 정보통신이사
- 2017-09-26 11:44